2025년 9월 24일에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 보셨나요?

25년 만에 다시 뭉친 박찬욱 감독과 대배우 이병헌의 재회를 다시 보고자 저는 개봉하자마자 바로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보았는데요. 아직까지 그 여운이 가시지 않을 정도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는데요. 그 여운을 함께 나누고, <어쩔수가없다> 1000만 관객 목표 달성 기원을 빌며 주인공 유만수(이병헌)의 집을 아키스케치로 구현해 보았습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포스터_CJ ENM]

아키스케치를 활용하여 박찬욱 감독 영화의 공간을 만든 건 이번에 처음이 아닌 거 아시나요?

앞서 2022년에 개봉된 <헤어질 결심>의 해준(박해일)의 집 /서래(탕웨이)의 집을 아키스케치에서도 디자인한 적이 있어요. 박찬욱 감독이 공간에 심혈의 기울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으니까 한 번 보시는 걸 추천 드려요!

그럼 영화를 보기 전 저와 함께 <어쩔수가없다> 속 공간을 같이 구경해 보시겠어요?

🔥 자신만의 전쟁을 시작한 공간_거실

이번 공간은 <어쩔수가없다> 주인공 유만수(이병헌)의 집을 아키스케치로 구현해 보았습니다!

영화에서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심리와 상황을 드러내는 중요한 장치라는 거, 다들 아시죠?

[ 유튜브 김시선_<어쩔 수가 없다> 영화 리뷰]

이 공간은 재취업이라는 욕망의 꽃이 피어난 만수의 집 거실입니다. 영화 속 한 장면과 똑같나요?

만수의 집 거실은 안정감 있는 가족 공간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차갑고 무거운 공기를 담고 있어요. 불란선 주택 양식&노출 콘크리트 와 단정한 가구들은 '평온'과 '억압' 사이를 오가면 만수의 복잡한 내면을 반영하고 있어요.

제가 만든 거실은 영화 속 분위기를 최대한 그대로 살리면서도, 질감과 조명을 조금 더 선명하게 표현했어요. 마치 현실 공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영화의 긴장감이 더 직관적으로 와 닿을 거예요. 거실의 많은 가구 중 청록색의 소파는 만수와 만수의 아내 미리가 소파에 함께 누워 대화를 나누던 장면이 떠오르도록 비슷한 소파를 찾아서 배치해 봤어요.

[ 유튜브 김시선_<어쩔 수가 없다> 영화 리뷰]

[방송 이미지 _첼로리스트 연주하는 최하영(롯데콘서트)]

TV장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가족이 모여 현실을 마주하는 상징적인 지점이기도 해요. 가구 배치와 그림자의 흐름은 영화와 비슷하지만, 시각적으로는 조금 더 차갑게 다가오도록 설정했어요. 특히 만수의 불안정한 시선과 집안의 공기가 TV 화면에 겹쳐지면서 재취업이라는 욕망이 더 강해지는 요소이기도 해요.

720 투어를 통해 유만수(이병헌) 집의 거실을 한 번 투어 해 보세요. 영화에서 느끼지 못한 생생함이 더 잘 느껴져요!

🍽️ 색으로 드러나는 만수의 내면 _ 주방

[네이버_<어쩔수가없다> 스틸컷]

만수에게는 집은 각별한 의미를 가졌는데요.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되는 곳입니다.

예고편을 보면 평범해 보이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조차 만수의 불안과 긴장감이 묻어나죠.

[<어쩔수가없다> 예고편]

그 중 식탁은 만수와 가족이 함께하는 일상의 무대이자, 동시에 위태로운 균열을 드러내는 공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주방 공간은 빛의 각도를 조절해 그림자 대비를 강하게 줬어요. 같은 공간인데도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가족의 단란함보다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주방과 식탁을 자세히 보면 상부장에 초록색과 파란색을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흔히 가정집에서 볼 수 없는 색인데 만수의 집에서 자주 보이는 색이에요. 이는 단순한 인테리어 색이 아니라 인물의 심리와 주제 의식을 은유하는 장치로 사용돼요!

초록색은 자연·안정·희망, 하지만 곧 불안을 뜻하며, “이 공간에서 가족과 일상을 지키고 싶다”는 만수의 바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 바람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까지 담고 있죠. 파란색은 차가움·소외·고립를 상징하며 주방이라는 “따뜻해야 할 공간”에 차가운 파란색이 쓰였다는 건, 가족 간의 거리감이나 만수가 느끼는 정서적 고립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해석돼요.

위에 렌더링 이미지를 보면 식탁과 거실의 경계는 원목 가벽 파티션을 이용해 나누었어요. 파티션은 물리적으로는 거실과 주방을 나누지만, 영화적으론 ‘가족 간 보이지 않는 거리’를 상징할 수 있어요. 특히 만수가 해고 이후 느끼는 소외감이나 가정 내 역할의 흔들림이, 파티션을 통해 미묘하게 드러나요. 이러한 파티션은 가족은 한 공간에 있어도 '완전히 연결되지 못하는 상태'를 표현하는 장치이기도 해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 '푸른빛'은 죽음, 상실, 불가피한 운명을 암시하고 있는데요.

영화 속 상황에 맞춰 만수의 시점으로 720 투어를 설정해 보았는데, 앞서 말한 만수의 심리가 잘 느껴지는 공간인 것 같나요? 저는 알 수 없는 서늘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저와 같이 느끼셨다면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미장센을 잘 이해하고 있는 거랍니다..!

[네이버_<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저와 함께한 <어쩔수없다> 유만수(이병헌)의 집 투어는 어떠셨나요?

영화를 보신 분은 '아 맞다! 저런 공간이 있었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거고,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하신 분은 '저런 공간이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보면 이해가 더 잘 되실 것 같아요. 주말을 통해 여인, 가족, 친구랑 같이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 관람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