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재현 (남편): 웹툰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예전에는 밴드도 했고, 요즘은 집에서 음악 듣고 게임하는 게 낙이에요. 항상 마감에 허덕이는 처지입니다. (웃음)
혜주 (아내): 저도 웹툰 작가예요. 남편이랑 같이 작품을 연재하고 있어요. 예민한 성격이라서, 집에선 최대한 제 템포대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Q. 직접 공간배치를 하셨다는데, 어떻게 바꾸셨나요?

혜주: 원래 거실은 소파와 TV역할을 하는 빔프로젝터가 있는 전형적인 배치였어요. 작업실은 작은방에 있었죠.그런데 작업을 하는 시간이 월등히 긴데 굳이 작은방을 작업공간으로 써야하나 싶더라구요.

재현: 그래서 고민 끝에 작은방을 홈씨어터 겸 오디오룸으로 바꾸기로 했어요.스크린과 콘솔이 있는 건 똑같지만, 조도를 낮추고 딥그린 벽지로 마감하면서 몰입감 있는 취미 공간이 되었어요.

재현: 무채색에 가까운 흰 공간보다는, 어두운 톤이 확실히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Tip. 홈씨어터 · 오디오룸은 이런 곳이에요!

📍홈씨어터(Home Theater): 집에서도 극장 같은 몰입감 있는 영상과 음향을 구현하는 공간

📍오디오룸(Audio Room): 스피커 구조, 조명, 재생 기기 배치를 통해 음악 감상의 질을 극대화하는 작은 콘서트홀 공간

최근 1인 주거 공간에서도 홈씨어터와 오디오룸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요. 음악을 온전히 듣고, 화면을 몰입해서 보는 것 자체가 ‘쉼의 퀄리티’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면서예요. 특히 요즘 MZ세대는 작은 집일수록 하나의 공간을 여러 감각으로 누리는 구조를 선호해요. 그래서 ‘거실+침실+TV’의 평면적 조합보다,조도·음향·시선까지 설계된 감각형 구역을 더 가치 있게 여기죠.

Q. 두 분이 함께 집에서 작업하시면 안 불편하세요?

재현: 아니요. 함께 있어서 행복합니다.(웃음)
물론 초반엔 좀 부딪혔죠. 책상을 마주 붙였던 배치 였을 때, 컴퓨터가 바로 마주보고 있어서 그런지 소리도 넘어오고, 괜히 신경쓰이기도 하고 그랬어요.

혜주: 전 예민해서 그런지, 심지어 의자를 빼거나 앉을 때에 느껴지는 진동같은 것도 조금 거슬리더라고요… 그 외에도 같이 작업을 하거나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서 책상 배치를 더 효율적이게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먼저 작업실에 있던 책상들을 거실로 빼서, 책상을 벽을 보게 나란히 배치했어요. 책상 사이 중앙에 반타원형 테이블을 둬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분리시켰어요. 이 테이블에서 빠르게 논의할게 있으면 이야기도 하고, 간식도 놓고, 바쁠 땐 심지어 밥을 먹기도 하는 곳이 되었어요. (웃음)

재현: 덕분에 서로 다른 스타일로 일하면서도, 같은 공간에 있는 안정감은 유지할 수 있게 됐죠.
집에서 일하는 게 훨씬 편해졌어요.

Q. 두분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재현: 저는 단연 작은방이에요. 홈씨어터 겸 음악 감상실이거든요.

LP도 듣고, 콘솔 게임도 하고, 하루의 마무리는 여기서 조명낮춰서 영화 보는게 요즘 너무 좋더라고요. 그리고 딥그린 벽지와 가죽 소파 조합은 제가 정말 공들인 조합인데요, 거실에 있는 화이트하고 밝은 작업실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주고싶었어요. 집이 일터가 되면서 뭔가 다른 공간에는 다른 분위기를 내서 일터 느낌을 주고싶지 않았거든요.

재현:벽 한 켠에 놓인 LP장엔 제가 하나둘 모은 음반들이 꽂혀 있어요. 대학교 때 밴드 활동하면서 샀던 것도 있고,여행 중에 들른 중고레코드샵에서 충동구매한 것도 있죠. 자켓이 멋져서 산 것도 솔직히 꽤 돼요. (웃음)

요즘은 음악도 유튜브나 스트리밍으로 듣지만, LP는 그 물리적인 움직임이 주는 몰입감이 있어요. 바늘 올릴 때의 고요함, 처음 몇 초의 잡음을 좋아해요. LP자켓은 표지 자체가 인테리어가 되기도 하죠. 그리고 딥그린 벽 + 우드 선반 + 저조도 조명 조합해서 레트로 무드를 만들었어요.

혜주: 저는 거실에 있는 서재요. 저도 남편따라 영화보고 노래듣는 것도 좋아하는데, 요즘 커피 마시면서 조용히 책 보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져요.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읽는 편이라 공간에서도 다양함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패턴과 색상이 묻어난 컬러풀한 러그를 깔았고, 진한 노란 테이블을 뒀어요. 

거실 한 중앙에 웬 책상이 있나 싶을 수도 있는데요, 테이블에 작은 lily 커피머신을 배치해서 거실을 돌아다니거나 지나갈 때 한번씩 쉬어가는 역할을 더 의도했어요.

Q. 주방은 또 다른 색조합으로 다른 분위기를 낸 의도가 궁금해요.

재현: 초록색 라운드 테이블, 주황색 팬던트 조명 조합은 혜주의 아이디어예요.
혜주: 밥 먹는 공간은 좀 따뜻하고 생기 있어야 하잖아요. 그리고 나사형 이동식 가벽으로 거실과 주방을 살짝 나눴어요. 거실에서 작업에 몰입할 때 주방이 보이면 신경쓰여서요.

Q. 이 집에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가구가 있으신가요?

재현: 저는 이 2nd Universe 에서 나온 검정색 모듈 선반을 가장 추천하고 싶어요. 처음엔 단순한 수납장이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수납력도 좋고, 공간에 힘을 주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하더라고요. LP, 키보드, 책, 작은 오브제까지 다 담아주고요. 홈씨어터 공간의 어두운 벽과도 잘 어울려요.

혜주: 저는 Hay의 초록색 다이닝 테이블이요. MDF 소재라 오염에도 강하고,밋밋해지기 쉬운 부엌에 포인트가 되어줘요. 초록 테이블에 주황 조명을 매치하고, 벽에는 귀여운 그림을 걸어두니 딱 밥 먹으면서 기분 좋아지는 분위기가 완성됐어요.

Q. 마지막으로, 이 집에서 느끼는 가장 큰 만족과 의미는 무엇인가요?

혜주: 이 집은 단순히 ‘꾸미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 둘만의 ‘삶의 방식을 담아내는 캔버스’가 되었어요. 매일의 일상, 작은 습관, 서로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는 점이 가장 큰 기쁨이에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순간들도 이 집 안에서는 특별해지고, 저희만의 이야기가 쌓여가는 걸 느껴요. 그래서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집 전체가 우리를 닮아가는 과정 자체가 정말 소중하죠.

재현: 맞아요.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작업을 하면서도 서로의 존재가 느껴지는 게 정말 큰 위안이 돼요. 나란히 앉아 있지만 각자의 세계에 몰입하면서도, 동시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우리 둘 사이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매일 돌아올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줘서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는 이 공간이기에, 그 어떤 공간보다도 더 애정이 가는 것 같아요.

두 분의 소중한 이야기를 통해, 집이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삶과 감성이 함께 흐르는 ‘우리만의 무대’가 된다는 점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웹툰 작가 부부 재현님과 혜주님의 따뜻한 인터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