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즈 덕후에서 3D공간 설계자로, 현업 가구디자이너의 실전기

현실과 디지털을 넘나들며 자신의 세계를 짓는 가구 디자이너이자 공간 연출가 시야니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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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er's Note
“3D 공간 세계는 심즈로 끝날 줄 알았는데, 진짜 매일 3D 인테리어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시야니님은 그렇게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하셨어요. 어릴 적, 심즈 게임 속 가상의 집을 밤새 꾸미던 취향은 시간이 지나 현실 속 쇼룸과 상업 공간을 설계하는 본업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가구 디자이너이자 공간 연출가로서, 현실과 디지털을 넘나들며 자신의 세계를 짓고 계세요. “가구 디자인을 하다 보면, 이미지 한 장이 매출을 결정짓는 순간이 있어요”라고 말하신 것처럼, 시야니님은 오브제 하나의 미감에 머무르지 않고, 그 오브제가 놓일 공간과 감정까지 함께 설계하고자 하셨어요. 실전성과 상상력 사이를 오가는 감각적인 브릿지 같은 디자이너 시야니님만의 균형 감각을, 이번 인터뷰에서 함께 들여다봤습니다.


Archisketch(아키): 시야니님, 반갑습니다! 공간 디자인과 가구 디자인을 넘나드는 작업을 해오셨다고 들었어요. 무엇보다 ‘심즈 덕후’에서 지금의 일을 하시게 됐다는 이야기가 너무 인상 깊었는데요. 직접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SIYANEE(시야니): 안녕하세요. 저는 3D인테리어 크리에이터 ‘SIYANEE 시야니’입니다. 본업은 가구 디자이너예요. 주로 데스크와 소파를 디자인하고 있고, 제가 만든 가구를 실제 공간에 어울리게 배치하고 스타일링까지 제안하는 일을 함께하고 있어요. 가구 전시나 쇼룸, 라운지, 상업 공간처럼 공간의 쓰임과 사용자 고민에 맞춘 인테리어 작업도 함께하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미술을 참 좋아했어요. 그래서 미대를 전공했고, 한동안은 미술학원 강사로도 일했었어요. 그리고 취미로는 심즈 같은 집 꾸미기 게임을 밤새 하곤 했는데, 공간 연출에 대한 애정이 정말 깊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평생 집만 꾸미면서 살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해요. 그런 면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저한테는 정말 잘 맞고, 재미있게 일하고 있어요.

아키: ‘시야니’라는 이름도 굉장히 독특하고 감각적인데요, 혹시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시야니: 시야(Sight)’ + ‘하모니(Harmony)’ 예요. ‘시야’는 공간을 바라보는 깊은 시선을, ‘하모니’는 그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감각적인 조화를 의미해요.

저는 공간이 가진 특성과 분위기를 세심하게 읽어내고, 그 안에서 감각적으로 균형 잡힌 조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제 디자인 철학으로 삼고 있어요. 유니크하고 개성 있는 이름이죠. ‘시야니’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제가 추구하는 독창적인 공간 연출과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미를 잘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시야니

아키: 본업이 가구 디자인이시지만, 지금은 공간 전반을 설계하는 작업도 활발히 하고 계시잖아요. 어떻게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는지 궁금해요.

시야니: 제 일은 제품 하나하나의 형태나 기능을 고민하고 디자인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가구디자이너들은 공감할 거예요. 이미지 한 장이 매출을 좌우한다는 것을요. 제가 디자인한 가구를 어떻게 더 잘 알릴 수 있을지, 잘 팔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니 결국 그 가구가 실제로 어떤 공간에 놓일지, 어떻게 배치되어야 더 매력적으로 보일지를 함께 고민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제품이 가진 디자인만큼, 그것이 놓이는 공간의 맥락이 중요하다는 걸 실무를 하면서 점점 더 느꼈어요.

처음엔 오브제나 소품 디자인 같은 단위 작업에서 시작했지만, 작가님들과 협업하면서 점점 가전, 가구, 그리고 공간 전체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요. 그러다 보니 쇼룸이나 전시 공간, 상업 공간 같은 연출 작업까지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어요. 이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고, 결국 공간 디자인까지 제 영역으로 확장되었죠.

아키: 지시야니님의 작업을 보면, 아키스케치 툴을 정말 잘 활용하고 계시더라고요. 어떤 계기로 아키스케치와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시야니: 아키스케치가 이미 여러 가구 브랜드나 인테리어 업체와 협업을 하고 있는데, 저 역시 실무에서 아키스케치 툴을 사용하면서 업무 효율이 크게 향상되는 경험을 했어요. 공간 제안서나 렌더링 작업을 하다 보면, 빠르고 직관적인 도구가 정말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써보니, 기대 이상으로 강력한 툴이라는 걸 금방 알게 됐어요. 고객 입장에서도 실제 공간이 어떻게 완성될지 한눈에 이해할 수 있으니까, 신뢰도도 높아졌어요. 그런 시각적인 전달력이 매출로도 이어져 좋은 성과를 내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팀원들도 모두 익숙하게 툴을 쓰고 있고, 전체적인 작업 속도나 퀄리티도 눈에 띄게 좋아졌고요. 

그리고 현실에서는 예산이나 구조의 제약이 많지만, 아키스케치 안에서는 그런 한계를 뛰어넘어 상상 속 공간을 자유롭게 구현해 볼 수 있어요. 실제로 판매 중인 가구나 소품을 바로 불러와 배치할 수 있다는 점도 유용했고, 마치 게임처럼 쉽게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아주 유용한 도구라고 느끼고 있어요.

아키: 시야니님은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좀 특별하신 것 같아요. 혹시 디자이너로서 ‘공간’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시야니: 저는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고 믿어요. 내가 어떤 공간에 있느냐에 따라 감정도, 생각도, 정체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좋은 안목을 가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좋은 공간에 끌리고, 저 역시 그런 공간을 찾고 경험하는 걸 늘 중요하게 생각해요.

일하면서도, 일상에서도 공간에 대한 관찰을 멈추지 않아요. 전시, 리빙 페어, 쇼룸, 호텔 같은 곳들을 시장조사 겸 자주 찾아다니고 있고요. 최근엔 ‘하우스 오브 신세계’, ‘무이림 스테이’ 처럼 감각적인 공간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공간을 추천하는 계정들을 팔로우해 두고, 눈에 들어오는 곳은 지도 앱에 핀을 꽂아 저장해둬요. 지금까지 핀만 몇천 개는 될 정도예요. 약속이 생기면 그 주변에 저장해둔 공간들을 직접 둘러보기도 해요.

하우스 오브 신세계 공간 | image © SIYANEE

이런 공간 탐색은 제 일에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더라고요. 공간이 주는 인상과 감정,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질적으로 채워지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는 맛이나 가격보다 공간이 먼저 보이게 되더라고요. 여행지를 고를 때도, 식당을 정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공간을 제안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공간의 소비자이기도 하다 보니, 제가 좋았던 경험이나 감각은 항상 기억해 뒀다가 작업할 때 녹여내려 해요. 결국 공간은 누군가의 시간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시간이 더 차분하고 따뜻해질 수 있도록, 공간이라는 그릇을 더 정성스럽게 빚고 싶어요.

아키: 그런 철학이 있으셔서일까요, 시야니님의 작업에는 여백의 감각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디자인하실 때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감각이 있으신가요?

시야니: 다양한 공간을 경험해 보면서 느낀 건, 제게 결국 오래 기억에 남는 곳들은 ‘건강한 공백’이 있는 공간이었어요. 과하지 않게, 꼭 필요한 것만 두었을 때 느껴지는 여유로움. 그런 여백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미니멀한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덜어낸다는 개념보다는 핵심만 남겨도 충분히 완성도 있게 느껴지는 공간이요.

3D공간 제작 | project © SIYANEE

그런 의미에서 스테이폴리오(Stayfolio)에 소개된 공간들을 자주 참고해요. 좋은 소재를 아낌없이 쓰고, 전체적인 밸런스를 섬세하게 맞춘 공간들이 많거든요. 호텔처럼 단정하지만 따뜻한, 그런 분위기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건 우드나 스톤 같은 자연 소재예요. 자연물에서 온 소재들이 주는 질감이나 톤은 언제 봐도 질리지 않아요.

최근에는 코르크나 재생 플라스틱, 폐섬유 패널 같은 리사이클링 소재에도 관심이 많아서, 윤현상재머트리얼큐 같은 소재 라이브러리에 가서 신소재를 직접 보고 오기도 해요. 형태는 정직하게 직각으로 떨어지는 레이아웃도 좋아하고, 자연에서 온 듯한 비정형 구조도 좋아해요. 공간 안에 포인트가 되는 개성 있는 가구나 오브제를 배치하는 것도 즐기는 편이에요. 

아키: 방금 말씀해주신 디테일을 들으니까, 어떤 브랜드나 스타일을 즐겨 참고하시는지도 궁금해지네요.

제가 추구하는 취향은 분명하지만, 그 안에 갇히고 싶진 않아요. 키치하거나 팝한 무드, 비비드한 색감도 충분히 재미있고 매력적이니까요. 그래서 저만의 결을 지키면서도, 늘 새로운 스타일에 마음을 열어두려 해요.

그중에서 저는 인테리어에서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요. 공간이 아무리 잘 짜여 있어도 조명 하나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제품디자이너 김충재(@chungjizzle)씨가 집들이 선물로 조명을 고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조명은 공간의 기운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오브제예요.

제가 자주 참고하는 브랜드는 아르떼미데, 루이스 폴센, 비트라 오브제 같은 곳들이에요. 이 브랜드들의 조명은 ‘빛을 밝히는 도구’를 넘어서, 공간 안에서 조형물처럼 존재감을 가지는 것 같아요. 실제로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조명 하나만 두었는데도 분위기가 단번에 살아나는 걸 여러 번 경험했어요.

아키스케치로 작업할 때도 조명 배치에 신경을 많이 써요. 대표 제품들은 툴 안에도 잘 구성돼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파생 디자인이나 아트피스 성격의 조명들이 더 많이 추가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같은 조명만 반복적으로 쓰다 보면 공간이 조금 단조롭게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평소에도 새로운 조명 브랜드나 제품군을 의식적으로 찾아보고, 어떤 조명이 지금 제 감각을 자극하는지 계속 체크하려고 해요.

아키: 시야니님 작업에는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감각이 묻어나는데요. 요즘 특별히 영감을 준 콘텐츠나 인물이 있으셨을까요?

시야니: 최근엔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AI 콘텐츠 크리에이터 킵콴 @thisiskeepkwan 의 작업물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된다! 미드저니』의 저자이기도 하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조선시대 장면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이미지들을 제작하시더라고요. 예를 들어 조선시대의 스타벅스, 한복을 입은 사람이 나이키를 신는 장면, 조선판 별마당 도서관 같은 이미지요. 전통과 현대가 섞인 상상이 굉장히 낯설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런 콘텐츠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공간을 실험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됐어요. 요즘 해외에서도 초현실적인 공간 표현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떠오르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물 위에 책상을 띄워서 일하는 장면처럼 - 말도 안 되는 구성이지만 시각적으로 굉장히 강렬하고 창의적인 이미지들이잖아요.

저도 그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디지털로 풀어내는 실험적인 작업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디자이너로서의 표현 방식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고, 그 가능성 자체가 참 흥미롭고 설레요.

아키: 그런 상상력도 멋지지만, 시야니님의 작업에는 현실적이면서도 사람을 향한 감각이 있다는 느낌도 들어요. ‘시야니다움’이란 어떤 걸까요?

시야니: 물론 디자이너마다 자신만의 취향을 밀고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향일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항상 공간을 ‘누가, 어떻게 쓸 것인가’를 먼저 떠올리게 돼요. 아무리 멋지고 예쁜 공간이라도, 그 공간에서 실제로 살아갈 사람에게 맞지 않는다면 오래 머무를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 작업에서도 클라이언트의 요청이나 문제 해결 중심의 프로젝트를 많이 해왔어요. 다양한 소비자들과 공간과 가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같은 구조에서도 정말 다양한 감정과 니즈가 있다는 걸 매번 새롭게 느껴요. 그래서 저는 공간을 제안할 때 항상 디자이너의 미감보다는 사용자의 감정과 루틴, 우선순위를 먼저 읽어내려고 해요.

정형화된 한국 아파트 구조나 똑같은 가구 배치 방식에서 조금씩이라도 벗어나 보려고 노력해요. 예전에 본 다큐멘터리에서 외국인이 “왜 한국은 도면도, 가구 배치도 전부 똑같이 살아가느냐”고 말한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너무 인상 깊었어요. 저 역시 같은 고민을 해왔고, 그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거든요. 물론 마당 있는 집처럼 다양하게 구성하기 어려운 제약은 있지만, 그 안에서도 충분히 자기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어요.

저에게 ‘나다움’이란 결국 사람에게 귀 기울이는 디자인이에요. 질리지 않고, 오래 머물고 싶고,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달라지는 공간. 저는 그런 공간이 진짜 의미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그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취향이나 스타일을 넘어서, 공간이 사용자에게 어떻게 기억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요.

3D공간 제작 | project © SIYANEE

아키: 요즘 특히 눈에 밟히는 키워드나 주제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시야니: 단연 ‘웰니스(Wellness)’예요. 단순히 예쁘고 잘 꾸며진 공간을 넘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정적으로 안정되는 공간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무이림’ 스테이를 다녀왔는데 그곳은 TV도 없고, 블루투스 스피커가 없는 대신 정원과 바다가 보이고, 상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조용하고 깊이 있는 공간이었어요. 책을 들고 가서 그냥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그 시간이 너무 깊게 남더라고요.

그 경험 이후로, 인테리어도 심리적 회복과 감성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진짜 가치 있는 디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간은 결국 ‘보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라는 관점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무이림 공간 | image © SIYANEE

아키: 시야니님이 구상 중이신 ‘가상 리빙 인플루언서’라는 개념이 아직 국내에선 생소할 수 있는데 더 설명해주세요.

시야니: 현실의 리빙 인플루언서는 정해진 집, 예산, 구조 안에서 사진을 찍고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키스케치를 활용하면 그런 제약이 없어서 생각해낸거예요. 처음엔 '가상 캐릭터가 스타일링한 공간으로 풀어내면 어떨까?' 라는 상상에서 출발했어요. 예를 들면, 100만 장자 콘셉트의 인플루언서를 만들어서 각기 다른 콘셉트의 집을 매주 소개하거나, 계절별로 공간을 리디자인하는 방식이죠. 현실에서라면 불가능했을 설정이 디지털에선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잖아요.

아직 완성된 기획은 아니지만, 분명 가능성은 크다고 느껴요. 가구 하나를 찍기 위해 몇백만 원이 드는 현실적인 부담 대신, 가상의 공간에서 콘셉트, 브랜드, 사용자 경험까지 한 번에 풀 수 있는 포맷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가 시작하면 이 시장도 분명 열릴 거라고 믿고 있어요.

아키: 수많은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시야니님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어떤 점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시야니: 아무래도 저는 가구 디자이너로 출발했기 때문에 공간을 볼 때도 제품 하나하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돼요. 실제로 작업할 때도 '이 공간에 누가 살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어떤 루틴이 있을까?' 라는 질문부터 던지곤 해요. 그리고 그런 흐름을 렌더컷 한 장에도 담으려고 노력해요. 그 공간에서 ‘사는 느낌’을 만들어주는 것, 그게 제 디자인의 중요한 기준이에요.

그리고 저는 기능적인 면만 보지 않아요. 사람, 감성, 공간을 연결하는 브릿지 같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감정이 머무는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이 ‘경험’이 되는 순간을 만드는 일. 그것이 제가 디자인을 계속 하고 싶은 이유이고, 제가 생각하는 저만의 차별점이에요.

아키: 앞으로 어떤 작업들을 계획하고 계신지도 너무 궁금해요. 올해 시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시야니: 너무 무궁무진해서 너무 많지만 대표적인 것만 이야기해볼게요.

  1. 제가 디자인한 가구가 실제 매출과 연결되는 전략적인 공간 연출을 고민하고 있어요. 같은 가구라도 어떤 배치와 어떤 맥락 안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줄 수 있으니까요.

  2. 가구 작가님들과의 협업 작업을 시도하고 싶어요. 작가의 작품이 더 돋보일 수 있도록 공간을 함께 설계하고 연출하는 일은 서로에게 큰 시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3. 일반 소비자들이 공간 배치나 스타일링에 어려움을 느낄 때, 실질적인 가이드 역할도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에요.

  4. 조금 더 실험적이고 컨셉추얼한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어, 어떤 가구나 소품이 원래의 용도를 벗어나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쓰이는 공간이라든지, 현실과는 다른 규칙을 가진 상상의 공간 같은 거요.

  5. AI를 활용해서 공간에 더 생명력을 불어넣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사람이 움직이거나 반려동물이 지나다니는 장면을 통해, ‘살아 있는 공간’을 시각화하는 거죠.

  6. 가상 리빙 인플루언서 프로젝트도요. 가상의 캐릭터가 3D로 스타일링한 공간을 보여주고,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포맷이에요. 현실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공간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죠.

콘텐츠 브랜딩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지금도 아이디어를 계속 정리해보며 방향을 잡아가고 있어요.

아키: 너무 열정적인 시야니님! 마지막으로 만약 지금의 공간에 단 하나의 오브제를 놓을 수 있다면, 어떤 걸 선택하시겠어요?

시야니: 저는 역시 조명을 고를 것 같아요. 아르떼미데의 쇼군이나 알파 테이블 램프, 이사무 노구치의 다양한 형태의 조명, 잭슨카멜레온, 일광전구 제품들도 자주 눈여겨보고 있어요. 조명은 공간의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는 힘이 있어서, 꼭 필요한 오브제 중 하나예요. 다만 하나의 조명만 반복적으로 쓰다 보면 공간이 식상해 보일 수 있어서, 다양한 조명을 시도해보고 싶어요. 아키스케치 툴 내에서도 대표적인 조명 외에 더 많은 제품이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또 하나 고르자면 식물인데 식물은 그 자체로도 존재감이 크고, 무드를 만들어내는 데 아주 효과적이에요. 슬로우파머씨, 마초의 사춘기, 스프라우트 같은 브랜드의 식물이나 화병들은 수형도 멋지고, 인테리어 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어울릴 수 있어서 자주 참고하고 있어요. 조명과 식물은 공간에 생명감을 불어넣는 오브제라고 생각해요. 제가 연출하고 싶은 분위기를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이기도 하고요.


interview project info:
name: SIYANEE — 시야니
location: Seoul, South Korea
dates: May 12, 2025

👉 시야니님에게 디자인 컨설팅을 의뢰하고 싶다면, @SIYANEE 에서 문의하실 수 있어요.
(※ 프로필은 아키스케치 앱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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